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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일본 여당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가 교육 무상화 등을 담은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예산안에 합의하면서 정치9단으로 불리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사진)의 ‘내공’이 조명받고 있다.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오랜 기간 ‘여당 속 야당’ 역할을 해 온 이시바 총리의 유연한 정치력이 야당과 합의의 동인이 됐다는 평가다.
일본 정계는 이날 여야 간 예산안 합의 소식에 대해 “이시바 총리가 이렇게 오래갈 줄은 몰랐다”며 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시바 내각이 출범할 때만 해도 ‘여소 사업자대출조건 야대’ 정국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일찍 무너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런데 불리한 정치 역학 구도를 그가 유연한 리더십으로 돌파하면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장수 총리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는 호평도 나온다.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지난해 10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야당 도움을 얻어야 여성직장인옷 만 예산안과 법안 등을 통과시킬 수 있는 처지가 된 것이다.
26년 만의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이시바 내각의 대응은 달랐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을 통과시킬 때는 제3야당인 국민민주당과 협력했고, 이번 2025회계연도 예산안 때에는 일본유신회의 손을 잡았다.
사교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정치에 대해 본인의 철학을 확고히 가진 동양 산업은행 그는 야당인 마에하라 세이지 전 일본유신회 공동대표,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 등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야당과의 협력에 알레르기적 반응을 보이던 과거 자민당 인사와 달리 그는 상당히 개방적 사고를 지향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이력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였던 각종 법안 통과에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이 됐다. 특히 적이 원하는 국민은행 직장인 것을 내주고 내가 원하는 것을 취하는 ‘밀당의 기술’을 통해 정국을 매끄럽게 끌고 가고 있는 분위기다.
본인의 소신을 무작정 고집하지 않는 유연성도 이시바의 장점으로 꼽힌다.
취임 때만 해도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안보 분야에서 좀 더 일본을 위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달 초 진행된 신용회복이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완전 딴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그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들려줬다. 진정한 ‘아부의 기술’을 선보였다는 평가마저 나왔다. 그 덕분에 정상회담은 좋은 분위기에서 끝났고 현재 예고된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 전쟁에 대해서도 적절하게 정부 차원의 협상을 이끄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시바 총리 지지율은 40% 안팎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정권 운영 등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는 있지만 미·일 정상회담에서 상당 부분 점수를 딴 모양새다.
2025회계연도 예산안이 무난히 통과될 경우 이시바 총리의 다음 관문은 6월 도쿄도의회 선거와 7월 참의원(상원) 선거다. 참의원 선거는 3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데, 큰 문제가 없다면 현재 자민당 다수 의석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지난해 10월 치러진 중의원(하원) 임기가 해산이 없다면 4년이고, 참의원 선거는 7월 이후 3년 뒤다. 참의원 선거만 무난히 치른다면 앞으로 3년간 선거가 없는 ‘황금의 3년’ 시기가 이시바 총리 앞에 펼쳐질 수 있다.
일본 정계에서는 “여소야대 정국이기는 하지만 이시바 총리가 구상해 온 각종 정책을 이때 쏟아낼 수 있다”며 “하반기 일본 정치 상황이 재밌게 흐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